1. 서론
2. 본론
2.1. ctDNA를 활용한 암 연구
2.2. ctDNA 임상적 활용 분야
2.3. ctDNA 분석 방법들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2019년, 미국에 본사를 두고 캔서문샷(Cancer moonshot)의 참여 단체로서 전 세계 암 환자들을 돕고, 치료 연구를 촉진하며 혁신적인 치료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구 및 정책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인 “Friends of Cancer Research”에서 하나의 질문으로 프로젝트(ctDNA for Monitoring Treatment Response in Cancer, ctMoniTR)가 시작되었다.
“과연, ctDNA 수치의 변화가 암 치료 효과를 정확하게 반영할까?”
이 프로젝트는 20개 이상의 후향적 임상시험에서 얻은 데이터를 취합하여 여러 암 유형과 다양한 치료법에 대한 반응의 초기 지표로 ctDNA의 변화가 사용될 수 있는지 신속하게 조사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단일 연구기관이 아닌 미국 식품의약국(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 다수의 제약 및 진단 회사, 주요 암 연구 기관 등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연구를 시작했다. 이들은 치료의 조기 종점으로 ctDNA의 변화를 사용하는 것을 검증하여 의사와 환자가 비침습적인 방법을 이용해 치료 효과가 있는지 또는 치료법을 변경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고자 했다. 즉, 항암제의 효과를 신속하게 식별하는 연구를 가속화하고 궁극적으로는 환자에게 이러한 연구 혜택들이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의료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최근에 ctMoniTR project의 중간 결과들이 학회와 논문에서 발표되고 있는데, 대부분 ctDNA의 수치 변화는 환자의 암 치료 효과를 반영하고 있었다. 이렇듯 미국은 암 치료 모니터링으로서의 ctDNA의 가치를 인정하고 실제 임상에 빠르게 적용하고자 검증에 대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액체생검의 종류에는 대표적으로 순환종양 DNA (circulating tumor DNA, ctDNA), 순환종양세포(circulating tumor cell, CTC), 엑소좀(exosome)이 있다. 현재 순환종양세포와 엑소좀의 경우, ctDNA와 달리 아직까지 고순도로 분리되고 재현성이 안정화된 기술이 개발이 되지 않아 관련 임상 연구 및 산업 시장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ctDNA는 실제 임상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구들이 여러 암 종에서 활발히 진행되었다. 또한 조기 암 진단에 ctDNA 수치가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발표되었지만(Newman et al., 2014), 여기서는 암 치료에 대한 모니터링으로서의 ctDNA 연구 동향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2. 본론
2.1. ctDNA를 활용한 암 연구
2016년 이후, 정밀의료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ctDNA는 암 환자의 치료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부상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암 연구분야에서 이전에 비해 ctDNA 관련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림 2).
ctDNA는 종양 세포가 빠른 성장과 사멸의 반복 과정인 세포사멸(apoptosis), 세포괴사(necrosis), 식세포 작용(phagocytosis), 활성 분비(active secretion) 등 다양한 세포 메커니즘 과정에서 혈액에 방출한 DNA 조각으로, 이를 분석하여 암 환자에게 비침습적으로 종양에 존재하는 유전적 변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역동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ctDNA는 혈액 내에서 상대적으로 짧은 반감기(16분~2.5시간)를 가지므로 종양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미국 국립 의학도서관의 NCBI(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에서 제작하여 무료로 제공하는 의학서지정보 데이터베이스
그럼, ctDNA는 어떻게 발견되었을까?
1948년, 혈액 내 떠다니는 세포유리핵산(cell-free nucleic acids) 또는 무세포 DNA(cell-free DNA, cfDNA)라고 불리는 DNA 조각들이 있다는 것이 만델(Mandel)과 메타이스(Metais)에 의해 처음 관찰되었다 [1]. 그리고 수년에 걸쳐 다양한 연구를 통해 혈류에 cfDNA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림 3). 이후, ctDNA의 현대적인 개념과 연구는 1977년 필라델피아 알버트 아인슈타인 메디컬 센터의 핵의학 및 방사선 치료학과의 레온(Leon S.A.)과 동료들이 연구한 논문에서 처음으로 보고되었다 [2]. 이들은 암 환자의 혈청(serum)에서 free DNA를 검출하고, 이것이 암 유전적 변화를 반영한다는 것을 확인하며 ctDNA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 연구에서는 치료 후, 암 관련 free DNA의 양이 감소하거나 변화함을 관찰하여 치료 효과와의 연관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결과는 암의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ctDNA의 잠재적인 유용성을 보여주며, 이후의 ctDNA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다.
ctDNA가 cfDNA와 다른 점은 암 환자의 전이 병소를 포함한 모든 종양 조직에서 혈액으로 유리되어 암 특이적이기에 암 관련 유전자들의 다양한 돌연변이들(point mutation, deletion, fusion, methylation)을 포함하고 있으며, ctDNA 가닥의 길이는 146bp로 cfDNA (166bp)에 비해 20bp정도 짧다 (그림 3).
이후,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암에 대한 바이오마커로서 ctDNA를 개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ctDNA는 혈액 내 극소량만이 존재하고, 암의 종류와 병기에 따라 ctDNA를 다른 비율로 방출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분석이 쉽지는 않았다.
가장 큰 한계는 정확한 암 진단 목적을 위해서는 소량의 ctDNA에서 암 관련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발견해야 하기에 고감도의 유전자 증폭기술이 필요했지만, 당시에는 ctDNA 분석 가능한 기술들이 부족했다. 결국, ctDNA에 대한 개념은 오래전부터 알게 되었지만, 임상 적용을 위한 연구의 속도는 더디게 진행되었다.
2008~2013년, 분자 검사기술 및 분자 생물학의 발전, 특히 고처리량 시퀀싱 기술의 출현으로 ctDNA에서 보다 민감하고 정밀하게 돌연변이를 검출할 수 있게 되었다. 초기 염기서열 분석 기술로는 ctDNA의 탐지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NGS) 기술 및 디지털 중합효소연쇄반응(digital Polymerase chain reaction, digital PCR), BEAMing (Beads, Emulsion, Amplification, Magnetics) digital PCR 등의 민감도가 높은 기술들이 개발되었고, 이를 이용해 소량의 ctDNA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연구자들은 본격적으로 암에 대한 잠재적인 비침습적 진단 및 모니터링 도구로서 ctDNA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초기 임상적용(2014~2017) 시기의 연구는 기존의 조직생검에 비해 덜 침습적인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ctDNA의 임상적 활용을 증명하고자 했다. 사실, 바늘을 이용하는 조직생검에 대한 부담은 환자는 물론 의료진에게도 있다.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종양의 발생된 위치나 크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직생검이 불가능할 경우도 있으며, 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ctDNA와 같은 액체생검을 활용하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 조직생검이 갖는 단점들을 보완하며 진단을 통해 환자에 맞는 치료제 선택할 수 있다.
실제로 폐암의 경우, 2014년 이후부터 각 바이오마커(ALK, EGFR, KRAS, MET, RET 등)들을 표적 하는 치료제(표적항암제)들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었다. 다양한 표적항암제들과 함께 바이오마커를 확인할 수 있는 동반진단 기기들도 함께 성장했고, 이에 맞춰 치료 가이드라인들도 다양하게 바뀌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생검으로만 표적 유전자 변이 검사를 하는 방식의 한계는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표적항암제의 종류가 다양해진 만큼, 해당되는 많은 유전자를 모두 검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조직이 필요하며 치료를 진행하는 중간에 새로운 약제가 승인이 될 경우, 추가적인 검사를 해야 하는데 반복되는 검사에 조직이 남아있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실제 임상에서 의사들은 액체생검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ctDNA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선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점들이 있다. 바로 인증받은 표준화된 고감도 분석 기술과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임상 결과들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2015년 이후 여러 암 종에서 ctDNA를 이용한 임상 연구들이 본격적으로 수행된다.
가장 많은 표적항암제가 있는 폐암의 경우에 ctDNA의 분석 결과가 조직생검을 보완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실제로 국내 병원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는 내원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 가이드라인인 조직을 활용한 NGS나 Real-time PCR 기반 검사와 액체생검(ctDNA)을 NGS로 진단한 결과를 비교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조직생검과 액체생검의 결과의 일치도를 확인하여 ctDNA의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와 혜택을 분석하는 것이었고, 그 결과 연구 목표였던 조직검사와 액체생검의 결과를 비교해 보니 특이도(specificity)와 양성 예측률(PPV)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5]. 나아가 연구진은 이 연구를 통해 조직검사로 놓칠 수 있는 환자를 ctDNA 검사 결과로 실제 임상현장에서 치료받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는 병원에서 조직검사의 정확한 유전자 변이 정보를 확인할 수 없거나 기존 검사법에서 변이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 ctDNA를 활용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렇다면 정밀의료 전략으로서의 암 환자의 치료반응에 ctDNA를 어떤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까?
암 환자의 ctDNA는 치료법 선택을 위한 포괄적인 분자 진단,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 검출, 재발 감시, 치료 반응 모니터링 등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6] (그림 4). 이러한 각 임상 응용 분야에 적합한 분석법은 활용할 용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2.2. ctDNA 임상적 활용 분야
1)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
암 발달 초기(early stage) 환자의 경우, 종양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neoadjuvant)과 수술 후 보조항암요법(adjuvant) 항암제를 선택해 치료한다. 선행항암요법은 일반적으로 수술 혹은 방사선 치료 전 종양의 크기를 줄여 수술 절제 부위를 최소화하여 장기를 보존하거나, 방사선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하여 후유증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한다. 한편, 보조항암요법은 근치적국소치료(완전 절제) 즉, 수술 후 암의 재발과 전이를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근에는 ctDNA 수치를 모니터링하면서 치료 후에도 남아있는 소수의 암세포를 의미하는 미세잔존질환(MRD)을 정량화하는 것을 평가 방법으로 암 치료 반응을 반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 연구들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항암제 투여 후 치료제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는 방법은 혈액검사 및 엑스선영상검사(CT, MRI 등), 핵의학영상검사(PET)등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기존 영상 검사에서 암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ctDNA의 MRD 수치가 지속되거나 상승하면 질병의 잔류 또는 재발을 나타낼 수 있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었다 [7].
이렇듯 ctDNA 수치를 통해 MRD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암 치료 후 미세한 잔여 종양이나 재발의 조기 징후를 감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된 후 본격적인 임상 시험들이 시작되었다. 주로 2기 대장암 절제술 후 ctDNA를 통해 MRD의 존재를 입증하고 재발 위험이 높은 개인을 식별한 후 보조 치료 결정을 안내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구들이 진행됐다. Tie 와 동료들은 2기 대장암 환자 230명으로 구성된 전향적 코호트에서 1046개의 혈장 샘플에서 MRD를 식별하는 ctDNA의 능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 중 7.9%(14/178명)에서 수술 후 ctDNA가 확인되었고, 이들 중 78.6%(11/14명)는 27개월의 추적관찰 중앙값에서 방사선학적 재발이 있었다. ctDNA가 음성인 환자 중 9.8%(16/164)만이 질병이 재발했다. 연구 결과, 항암화학요법 완료 후 ctDNA의 존재는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89명)의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저하와 관련이 있었다 [8].
또 다른 전향적 연구에 따르면, ctDNA 양성인 1~3기 대장암 환자는 수술 후 30일째에 재발 위험이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화학요법 후 ctDNA 양성인 경우 재발 가능성이 17배 더 높았으며, ctDNA 양성 환자는 모두 재발했다. 치료 후 모니터링에 따르면, 보조화학요법은 ctDNA 양성 환자의 30%를 제거했으며, 최종 치료 후 모니터링에서 ctDNA 양성 환자는 ctDNA 음성 환자보다 질병 재발 위험이 40배 높았다. 또한, 연속적인 ctDNA 분석은 기존 방사선 영상 촬영보다 16.5개월 전에 질병 재발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ctDNA 분석은 위험 평가, 보조화학요법 모니터링, 조기 재발 식별을 통해 수술 후 대장암 치료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9].
그리고 작년 미국 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에서 대장암 수술 후 재발을 예측하는 인자로서 ctDNA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DYNAMIC’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DYNAMIC 연구는 대장암 수술 후 ctDNA 검출 여부에 기반한 보조항암치료 전략을 평가한 2상 임상시험이다. 수술 후 2기 대장암 환자 총 455명 중 302명을 대상으로 ctDNA를 활용한 치료 지침(ctDNA-guided)에 따라 ctDNA 양성과 음성 환자군으로 분류하여 양성 환자에게만 보조항암치료를 시행했다. ctDNA 치료 지침으로 분류되지 않은 153명은 기존 표준 지침의 재발 위험도에 따라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했다. 그 결과 ctDNA가 양성인 환자만 치료한 경우, 표준 치료에 비해 보조 요법을 받은 환자의 비율이 감소했으며 무진행 생존기간(PFS)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 발표는 ctDNA를 활용한 치료 지침을 통해 기존의 치료 지침보다 더 많은 환자에서 보조항암치료를 생략하면서도 전체 재발률을 비슷하게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고, 이를 통해 ctDNA를 활용한 경우 불필요한 보조항암요법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10].
국내에서도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를 시행한 2-3기 대장암에서 표준 보조항암치료제 투여 중 수술 후 3개월 시점에서 측정한 ctDNA 검사 결과, MRD가 확인된 환자들을 무작위로 배정하여 보조화학치료의 유지 대비 치료강화요법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11].
폐암의 경우, 특히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도 ctDNA 분석을 통해 MRD 확인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증하려 했던 건 마찬가지다. TRACERx (TRAcking Cancer Evolution through therapy (Rx)) 연구에 따르면 MRD 음성 환자의 99% 이상이 재발하지 않았으며, MRD 양성 환자는 기존 영상 검사 전에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 그 뒤 폐암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후 ctDNA의 동적 변화를 조사하고 ctDNA 기반 모니터링의 적절한 검출 시점을 결정하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됐다. 이 연구는 수술 후 원발성 폐암 환자의 ctDNA 동적 변화를 탐구하는 최초의 전향적 연구였다. 연구 결과 종양 절제 후, 수술 폐암 환자에서 ctDNA는 빠르게 감소(clearance)하고, ctDNA 반감기는 35분에 불과하며, 수술 후 3일은 폐암 수술 후 모니터링의 시작점(baseline)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임상적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13]. 그 뒤, 2020년 Peng과 동료들은 폐암 환자 수술 전 ctDNA 양성은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각각 3.4배 또는 4.0배 증가한다는 것을 밝혔다. 그리고 재발한 환자 중 89.5%는 수술 후 2주 이내에 영상 검사 결과 이전에 ctDNA가 검출된다고 보고했다 [14].
다른 연구에서는 폐암 절제 수술 1개월 후 ctDNA 결과를 시작점(baseline)으로 삼고, 이후 3~6개월 간격으로 계속 상태를 확인해 보면, 확실히 ctDNA 내에서 변이가 확인되는 환자들에서 실제 생존기간이 나쁜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약 87% 환자들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영상학적으로 재발을 확인할 수 있는 것보다 3개월 정도 더 빠르게 ctDNA가 확인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를 통해 ctDNA를 활용한다면 재발이 되는 환자들을 조금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을 보여줬다 [15].
최근 발표된 ADAURA 임상 연구에서는 수술절제를 한 초기 단계(병기 IA-IIIA)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에서도 EGFR-TKI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tyrosine kinase inhibitors,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 치료 적응을 확대할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EGFR-TKI 보조요법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식별하는 데에 ctDNA가 주요 바이오마커로 활용되어 진단, 예후 평가, MRD 발견 및 재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16].
또 다른 고형암 중 하나인 유방암의 경우,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수술 후 ctDNA 양성 수치로 재발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7-19]. I-SPY연구에서는 유방암 환자에게 선행항암요법 치료 중 병리학적으로도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 완전 반응(pathologic complete response, pCR)과 전이성 재발 위험 결정에 ctDNA 모니터링 분석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20]. 연구 결과에서 파클리탁셀(paclitaxel) 투여 시작 후 3주 후에도 ctDNA 양성이 지속된 환자는 ctDNA가 제거된 환자보다 선행항암요법 후 MRD가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다. 선행항암요법 후 병리학적 완전 반응(pCR)을 달성한 환자의 100%가 ctDNA 음성이었으며, 병리학적 완전 반응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의 경우, 14%의 ctDNA 양성 환자에서 전이성 재발 위험이 상당히 높았다. 반면, 병리학적 완전 반응(pCR)에 실패했지만, ctDNA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환자의 86%는 예후가 양호했다. 결국, 잔존한 ctDNA는 반응 악화 및 전이 재발의 강력한 예측 인자였으며, 병리학적 완전 반응(pCR)에 실패한 환자에서도 ctDNA 제거는 더 나은 생존율과 관련이 있다는 걸 밝혔다. 이를 통해 고위험 조기 유방암 선행항암요법 중 개인 맞춤형 ctDNA 모니터링은 치료 반응과 생존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20].
한편, PALOMA-3 임상시험에 따르면 팔보시클립(palbociclib)과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 치료 15일 후 PIK3CA 유전자 돌연변이가 검출된 ctDNA 수치의 변화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초기 ctDNA 수치가 치료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보여줌으로써 CDK4/6 억제제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21].
최근에는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s, ICI)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ctDNA 분석을 통한 MRD 여부를 반응 지표로 활용이 가능한지 검증하고 있다. 여러 연구들에서 ctDNA 수준의 정량적 변화는 기존의 영상 접근법을 보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2]. 일부 연구에서는 면역관문억제제(ICI)에 장기간 반응을 보인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경우, ctDNA 분석을 통해 MRD를 감지하고 질병 진행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추적 관찰 시점에 ctDNA가 검출되지 않았던 환자의 경우 93%는 질병이 진행되지 않았지만, MRD 검출된 ctDNA를 가진 4명의 환자 모두 재발되었다 [23]. 또한, 면역관문억제제가 미세위성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 MSI)이 높은 진행성 고형암에 대해 치료 승인을 받았지만, 그동안 ctDNA내의 MSI-H를 보는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9월 발표된 연구 보고서에는 21개 암종에 대한 범암(Pan-cancer) MSI-H(MSI-high) 유병률과 ctDNA 검출 MSI-H 이후의 결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종양에 구애받지 않는 ctDNA 기반 MSI 검사가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신뢰할 수 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24]. 이와 같이 항암화학요법뿐만 아니라 면역관문억제제로 치료받는 환자의 주기적인 ctDNA 모니터링은 면역치료를 발전시키고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여 조기 치료 변경과 같은 선택을 더 많이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에 새로운 바이오마커로서 기대가 크다.
이렇듯 많은 연구들을 통해 ctDNA 수치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적인 MRD 모니터링은 질병 재발 위험을 평가하고 치료 후 감시 및 잠재적 보조요법을 안내하는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2) 항암제 선택(진단)을 위한 ctDNA의 암 유전자 돌연변이 분석
현재 항암제 선택을 위해 확인해야 하는 분자진단의 경우, 조직생검이 표준이지만 환자에게서 조직을 얻지 못하거나 조직생검의 분석 결과에서도 치료제 선택이 가능한 유전자 돌연변이 정보를 얻지 못할 경우에 액체생검(ctDNA)의 결과를 참고해 처방을 내릴 수 있게 되어있다. 하지만, 진행성 암의 경우 조직생검의 오랜 분자진단 검사소요시간(turnaround time, TAT)은 환자의 치료 시간과 전반적인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가 활성화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는 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 및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에 비해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길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25, 26].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당 부분의 폐암 환자들이 분자진단 검사 결과를 받기 전에 항암제로 치료받기 시작하며, 이들은 분자진단 검사 결과를 반영해 처방받은 환자와 비교 시 생존율의 차이가 발생된다는 것이 확인됐다 [27]. 즉, 환자에게 어떤 치료제로 치료받을지에 대한 결정을 신속하게 내려야 하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분자진단 결과를 받기까지 걸리는 검사소요시간(TAT)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2021년 Thompson와 연구진들은 NGS 기반을 이용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치료를 시작하기 위한 “혈장 우선 진단 접근법”을 탐색했다 [28]. 이 연구에서는 진행성 폐암의 방사선학적 증거가 있는 4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1명은 조직생검에서 분자진단 검사 결과를 받기 전에 혈장 샘플의 NGS 분자 검사를 기반으로 표적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혈장 샘플 내 ctDNA 분석을 받은 환자가 결과를 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9일로 표준 조직검사의 경우 25일에 비해 짧았다 [28]. 진행성 폐암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ctDNA 분자 진단을 받은 환자가 조직생검 검사만 받은 환자보다 평균 1주일 더 빨리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 폐암의 진단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조직생검이 필요하지만, 이와 같은 임상시험들을 통해 분자진단 시 조직생검에 앞서 ctDNA로 분자 프로파일링을 수행하면 의료진이 적시에 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어 환자의 치료 시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임상의는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실제 의료 환경에서 조직학적 평가에 사용할 수 있는 조직 샘플이 없는 일부 임상 사례에서 액체생검은 점차 분자 진단 검사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있으며, 이는 최근 ctDNA 검사 후 처방된 EGFR-TKI를 성공적으로 받은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에 대한 경험에서도 확인되었다고 말했다 [15].
3) 항암제 치료 반응 확인 방법
암이 진행된 환자(advanced stage)는 항암제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환자의 치료 반응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시작점(baseline)을 설정하기 위해 ctDNA 분석을 통해 암 관련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우선 확인할 수 있다. 이후, 항암제 치료를 받는 초기에 ctDNA의 돌연변이 변화(clearance)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가 효과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지 또는 내성의 증거가 있는지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30]. 또 다른 연구에서는 치료 후 정기적으로 ctDNA 수치를 모니터링하며 그에 따라 치료 계획을 빠르게 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보통은 항암 치료를 시작하고 2~3달 뒤에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치료제에 대한 반응을 파악하는데, 혈액을 이용한다면 이보다 빠른 2~3주 차에 검사해서 여전히 혈액 속에서 암 돌연변이가 검출되는 환자들에서는 추가적인 선제조치를 해 볼 수 있다.
특히 표적항암제를 투여하는 경우, ctDNA의 항암제 표적 유전자의 돌연변이 발견 수치가 감소하면(mutation clearance) 치료 반응이 나타나고, 수치가 지속되거나 증가하면 치료에 대한 내성(resistance)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러한 ctDNA 검사 방법은 특히 시간이 제한되어 있거나 환자가 조직생검을 반복하기에 의학적으로 부적합한 경우와 임상의가 신속한 치료법 변경 및 선택을 위한 주요 돌연변이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임상 연구 중에는 비소세포폐암(NSCLC) 표적치료제 1세대 EGFR-TKI인 게피티닙(gefitinib) 투약 중 주기적으로 ctDNA 상에서 EGFR 유전자의 T790M 변이를 추적하여 질병이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3세대 EGFR-TKI 오시머티닙(osimertinib)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내용의 APPLE 연구 결과가 있었으며 [31], ELIOS 연구에서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오시머티닙(osimertinib) 1차 치료 중 8주 차에 ctDNA 존재 여부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32].
최근에는 표적항암제 이외에도 면역치료(면역관문억제제)를 받는 환자들에서 치료 반응을 예측하기 위한 ctDNA 수치를 치료 반응 모니터링으로 반영하는 임상 시험들도 다수 이뤄지고 있으며, 연구 발표를 통해 ctDNA는 면역 치료와 화학항암제 예측을 위한 유망한 바이오마커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33-35].
이렇듯 ctDNA를 통한 치료제의 치료 반응 모니터링은 치료 효과를 평가하고 조정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4) 항암제 치료 중 내성 바이오마커(유전자 변이) 확인
위와 같이 환자의 분자진단을 통해 치료 가능한 항암제를 선택해 치료를 진행하는 중 ctDNA 상의 표적치료제 관련 돌연변이의 감소는 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치료제에 대한 내성 바이오마커(내성 관련 유전자 변이)를 검출하는 것은 진행성 암 환자의 후속 치료법 선택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필수적일 수 있다. 치료 후 내성 변이를 확인하기 위해 수 차례 조직생검을 얻으며 환자에게 큰 부담을 주기보단, 반복적인 ctDNA 분석을 통해 치료제 내성 관련 돌연변이를 감지하면 약물 복용량을 조정하거나 대체 치료 옵션을 고려해 환자 맞춤형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몇몇 연구들에서 ctDNA 기반의 검사 방법을 이용하면 방사선학적 또는 임상적 증거가 나타나기 전, 내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경우가 보고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1세대 또는 2세대 EGFR-TKI 항암제 치료 중 내성 관련 EGFR 유전자 T790M 변이가 발견되면 3세대 치료제인 오시머티닙(osimertinib)으로 2차 치료를 받을 수 있다 [36]. 하지만, 오시머티닙(osimertinib) 치료 후에도 또 다른 내성 관련 EGFR 유전자 C797S 변이가 발견되면 치료제를 변경해야 한다 [37]. 이 모든 내성 유전자 변이 검사가 조직생검과 ctDNA 검체에서 가능하지만, 환자에게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검사해야 한다는 점에서 ctDNA에 대한 활용도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또 다른 예로,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호르몬 요법 시 내성으로 획득되어 발생되는 ESR1 (estrogen receptor 1) 유전자 변이가 있다. ESR1 유전자는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에 처음 발견되어 유방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추가 연구를 통해 ESR1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기능을 변화시켜 호르몬 수용체 양성(estrogen receptor-positive, ER+) 유방암의 일반적인 치료법인 타목시펜(tamoxifen) 및 아로마타제 억제제(Aromatase inhibitors, AI)와 같은 호르몬 요법에 대한 내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8-40].
그 뒤, 치료 반응과 내성에서 ESR1 돌연변이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 유방암 환자의 ctDNA에서 ESR1 돌연변이의 존재를 탐색하는 연구가 시작되었다 [41]. 이러한 연구들을 기반으로 유방암 환자의 치료 전략을 맞춤화하는 데 있어 ctDNA에서 ESR1 돌연변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PADA-1은 유방암 환자의 ctDNA에서 ESR1 돌연변이를 능동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치료 전환 전략의 이점을 입증한 최초의 임상시험이었다. 이 임상시험의 결과는 시험된 특정 치료 접근법과 내성을 예측하고 치료를 안내하기 위해 주기적인 ctDNA 분석을 통합한 임상시험의 타당성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했다 [42]. PADA-1 임상의 경우, 아로마타제 억제제(Aromatase inhibitor, AI)와 팔보시클립(palbociclib)으로 1차 치료를 받는 동안 ctDNA 상의 ESR1 돌연변이가 증가한, ER+ HER2-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무작위로 분류하여 동일한 치료를 유지하거나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와 팔보시클립(palbociclib)으로 전환하도록 했고, ctDNA 상의 ESR1 돌연변이를 액적 디지털 PCR (droplet digital PCR, ddPCR)과 NGS로 모니터링하였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ESR1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는 호르몬 요법에 대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대체 치료법 또는 병용 요법으로 변경하여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올해 열린 ASCO 학회에서 ESR1 관련해 20여 개가 넘는 포스터와 oral 발표가 있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조직과 ctDNA의 ESR1변이 검출 일치도가 높은 것을 확인했으며 [43], 일부 발표에서는 ctDNA에서의 돌연변이 검출이 조직생검에서 보다 먼저 확인되었는데, 이는 종양 이질성과 종양 진화로 인해 후천적 내성 변화가 조직보다 ctDNA에서 더 잘 포착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4]. 대부분의 연구들이 ctDNA에서의 ESR1 변이 검출을 통해 환자의 치료 변경 시점을 좀 더 빨리 확인해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고 환자에게 맞는 치료를 받게 해주는 맞춤화 치료를 가능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렇게 ctDNA의 ESR1 유전자 돌연변이와 유방암 진행 및 치료 내성에서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계속 깊어지고, 특정 ESR1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elacestrant)가 개발되어 임상 시험(EMERALD)을 거쳐 2023년 1월 FDA에 승인받았다. 또 다른 허가 대상 후보 약물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AZD9833 (camizestrant)의 3상 임상시험(SERENA-6)이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들을 기반으로 올해 ASCO에서는 ctDNA에서의 ESR1 유전자 변이 검사를 호르몬 치료를 받는 환자들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권고되었다 [45].
종합해 보면, 조직생검뿐 아니라 액체생검 특히 ctDNA 분석은 비침습적 특성을 갖고 미세잔존질환(MRD)의 확인, 치료제 선택을 위한 분자진단, 실시간 치료 반응 확인 또는 내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에 개인 맞춤형 암 치료를 지향하는 정밀의료 환경에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다양한 암 종에서 임상 시험들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표 1).
물론 일부 연구에 따르면 ctDNA 분석이 원발 종양 조직에서 확인된 모든 돌연변이를 검출하지는 못한다(원발 종양에 존재하는 돌연변이의 약 80~90% 확인)고 언급되지만, 반대로 또 다른 연구에서는 ctDNA 분석은 종양 조직에서 보이지 않는 돌연변이를 미리 발견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느 시점에 무엇을 위해 ctDNA에서의 변이 검출을 확인해야 하는지가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비소세포폐암과 대장암 환자들을 상대로 조직생검과 ctDNA 결과를 NGS 기반의 분석으로 비교한 결과를 보면 진행성(advanced stage) 종양에서 우수한 일치율을 보였으며, 조직에서 발견되지 않은 돌연변이를 ctDNA에서 확인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초기 병기(early stage)에서는 일치율이 낮았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에서 ctDNA의 유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47].
이렇듯 ctDNA의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ctDNA를 확인하는 시기가 중요할 수 있으며, 어떤 분석 방법으로 사용했는지에 따라서도 조직과 ctDNA의 변이 검출 일치도의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2.3. ctDNA 분석 방법들
그동안 많은 임상시험 결과들을 통해 암 진단 및 치료 반응을 보기 위한 ctDNA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아직까지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다. 실제로 국내를 비롯한 대부분의 고형암들의 국제 치료 가이드에는 ctDNA 분석이 적극 권고 되지 않고 조직생검이 불가능하거나 변이가 발견되지 않았을 때로 한정 짓고 있다 (표 2).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ctDNA 분석을 위한 각 과정들이 표준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년간 쏟아지는 많은 연구들을 근거로 실제 임상에서의 ctDNA 활용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 표준화 정립의 필요성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연구들에서는 ctDNA 검사를 위해 어떤 혈액 샘플 처리와 ctDNA 추출 방법, 분석 기술들을 이용했을까? 연구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들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1) 혈장 샘플 처리 및 ctDNA (cfDNA) 추출 방법
아직까지는 혈장(plasma) 샘플에서 cfDNA와 ctDNA를 분리해서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cfDNA 추출 시 ctDNA도 포함되기 때문에 추출 방법의 차이는 없다. 혈장 샘플에서 ctDNA를 최적으로 추출하려면 혈장을 효율적으로 안정화할 수 있는 샘플 수집 튜브에 수집된 혈액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러 연구에서 다양한 혈액 채취 튜브(blood collection tubes, BCT), 특히 기존의 항응고제 EDTA 튜브와 4개 대표적인 BCT 제조업체(예: Streck_cfDNA BCT, Roche Diagnostics_Cell-Free DNA Collection Tube, Qiagen_PAXgene Blood ccfDNA Tube, Norgen Biotek Corp_cfDNA/cfRNA Preservative tubes)의 장기 보관 기간을 비교한 바가 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EDTA 수집 튜브를 사용할 때는 채혈 후 첫 번째 원심분리 사이의 시간이 중요하며 이 시간이 4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조혈 세포에서 RNA와 DNA의 방출을 줄이는 안정화제가 포함된 다른 BCT는 추가 분석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실온에서 며칠 동안 보관할 수 있다(최대 14일까지 권장, 더 나은 결과를 위해 3일까지 보관 권고). 그러나 안정화제가 있더라도 정상 게놈 DNA에 오염되지 않도록 주변 온도를 준수해야 한다 [49-52]. 또한, EDTA 튜브는 바로 혈장 분리가 가능한 병원 및 연구소 내부 분석 또는 단일 중심 연구에 적합하지만 분석을 위해 혈액을 외부로 배송해야 하는 경우에는 BCT를 권장하고 있다 [53].
채혈 후에는 혈장 분리를 위해 채혈 튜브를 원심분리를 해야 한다. 이 단계는 ctDNA 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최적의 원심분리 프로토콜을 결정하기 위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다. 또한, 2단계 원심분리 프로토콜은 원치 않는 게놈 DNA의 방출을 방지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밝혀졌다. 먼저 세포 용해를 피하기 위해 저속 원심분리(+4°C 또는 RT에서 10분간 1200-2000×g)를 통해 혈액 세포를 제거하고 그 후에는 동결-해동 사이클 전후에 혈장 상층액의 단기 고속 미세원심분리(+4°C 또는 RT에서 10분간 12,000-16,000×g)를 통해 세포 파편과 조각을 제거한다. 가장 중요한 단계는 첫 번째 원심분리 후 혈장(plasma)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연층(buffy coat)이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다음 반복적인 동결-해동 사이클을 피하기 위해 혈장(plasma) 샘플을 저장 튜브에 나눠 담아 장기 보관을 위해 -80°C에서 보관해야 한다 [53].
추출 키트에 따라 ctDNA의 수율이 다를 수 있다. 다양한 상업용 정제 키트가 테스트되었으며,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Qiagen (QIAamp circulating nucleic acid kit 및 QIAamp min Elute ccfDNA mini kit), Promega (Maxwell RSC ccfDNA plasma kit), Applied Biosystems (Mag MAX cell-free DNA isolation kit), Norgen Biotek (plasma/serum cell-free circulating DNA purification midi kit)가 테스트되었다. 이러한 키트는 컬럼 또는 마그네틱 비드와 함께 작동하며 일부는 자동화할 수 있는데, 모든 연구들은 자동화 유무에 관계없이 많은 연구에서 Qiagen 키트가 최고의 성능을 제공한다는 결론에 동의했다 [53].
이와 같이 ctDNA 표준화를 위해 연구한 논문들이 있지만, 실제 ctDNA 관련 임상시험에 사용되는 방법들을 살펴보면 아직까지도 많은 방법적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발표된 국내 연구진들 논문에서는 기존 임상시험에서 사용된 혈액을 담는 tube의 종류에서부터, 샘플 처리 방법, ctDNA 추출 방법, 분석 방법 등에 대해 정리했다. 여기서 보면 이전에 발표된 방법을 이용한 임상시험들도 있었지만, 놀랍게도 DNA 추출 키트를 빼고는 40% 이상이 “No information”으로 분석되고 있었다 [54].
모든 사람이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좀 더 정확하고 신속하게 ctDNA 분석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표준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
2) ctDNA 분석 기술
표준화가 되어 있는 않는 건 ctDNA 분석 기술도 마찬가지이다. 암 발생 말기나 전이 단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분석은 아주 낮은 수준의 ctDNA(예: 0.1% 미만 농도)에서 검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분석 기술의 검출 한계(limited of detection, LOD)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즉, 검출 한계와 기준 범위가 다른 여러 검사 방법을 사용하면 ctDNA 분석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잘 고려되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일반적으로 디지털 PCR (digital PCR) 및 NGS를 기반으로 하는 방법이 효과적인 ctDNA 분석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PCR 기반의 기술 중, 기존에 가장 많은 ctDNA 연구들에 사용된 분석 기법인 액적 디지털 PCR (droplet digital PCR, ddPCR)과 BEAMing (Beads Emulsions Amplification and Magnetics PCR, 유세포 분석과 에멀젼 PCR을 결합한 고감도 디지털 PCR 방법)은 민감도가 0.01-0.1%(LOD)로 높아서 적은 양의 ctDNA 샘플에 대해서도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알려진 변이만 검출할 수 있으므로 알려지지 않은 변이들을 식별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반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의 CAPP-Seq (CAncer Personalized Profiling by deep Sequencing), 전체 엑솜 시퀀싱(Whole exome sequencing, WES)과 같은 방법은 알려진 변이뿐만 아니라 새로운 변이도 검출할 수 있지만, 민감도가 디지털 PCR 보다는 낮은 편이고(0.02-5%) 결과를 얻기까지 훨씬 더 많은 시간(TAT)이 소요되며 높은 비용을 요구된다 (그림 7).
결국, 두 기술 각각 뚜렷한 장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암 환자의 ctDNA 분석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분석 기술을 정하게 된다. 예를 들면, 표적항암제와 같이 알려진 변이를 빠른 시간 내에 확인하는 게 중요한 경우, PCR 기반의 기술을 선택할 수 있다. 또는 MRD를 확인하거나 항암제가 듣지 않을 경우 새로운 내성 변이들을 확인해야 한다면 NGS 기반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 대부분의 MRD 분석은 NGS 기술을 사용하는데 환자의 조직 정보가 포함되는 경우(tumor-informed approach)와 포함되지 않는 경우(tumor uninformed approach)는 다른 분석법을 사용하게 된다. 조직 정보가 포함되어 분석되는 경우가 좀 더 맞춤형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조직을 얻을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조직 정보가 배제된 분석 방법에 비해 분석 기간이 오래 걸리고, 금액도 높은 단점이 있다 (그림 8).
현재 조직 정보가 포함되지 않는 MRD 분석을 서비스하는 제품으로는 가던트 헬스사의 가던트 리빌(Guardant Reveal)이 있다.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조직 정보가 포함된 서비스의 경우는 대장암을 포함한 고형암 환자 대상으로 MRD 분석을 하는 나테라사의 시그나테라(signatra)와 고형암 환자 대상으로 FDA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은 네오지노믹스사의 라다르(RaDaR), 퍼스날리스사의 넥스트 퍼스날(NeXT Personal) 제품이 있다 (표 4). 대부분 분석기간을 2-4주로 잡고 있으며, 해외에서 개발된 제품이기에 국내에서 분석할 수 없어 해외로 환자의 조직을 보내야 하는 형태로 서비스 되고 있다.
반면, 항암제의 치료와 내성 반응을 ctDNA 분석을 통해 모니터링하려는 연구들에서 주로 사용된 기술로는 고감도 PCR 기반 기술인 액적 디지털 PCR (droplet digital PCR, ddPCR) 및 BEAMing (Beads, Emulsion, Amplification, Magnetics) digital PCR 가 있다. 이 두 기술은 낮은 LOD 값으로도 돌연변이를 검출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하며 NGS에 비해 비용이 낮고, 분석 시간이 짧은 장점을 갖고 있기에 진행성 암뿐만 아니라 조기 발견을 위한 잠재적 도구로 많은 연구에서 고려되었다.
특히 적은 농도의 ctDNA에서 항암제 내성과 관련된 변이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민감도가 매우 중요한데, 치료에 대한 반응이 없는 환자의 ctDNA에서 신속하게 내성 변이를 확인하고 치료 전략을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환자도 불필요한 치료를 피할 수 있게 되며, 의료진에게 정확한 시기에 정확한 약제를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ddPCR 분석은 다수의 임상시험을 통해 표적항암제 선택에 있어서도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되었다. 전이성 대장암에 대한 항 EGFR 치료 재도전을 위한 단일군 2상 임상시험인 CHRONOS 임상시험의 연구자들은 초기 항 EGFR 치료 후 2차 치료제 선택을 안내하기 위해 ctDNA내에 특정 돌연변이를 검출하는 데 ddPCR 기술을 활용했다 [59]. KRAS, NRAF, BRAF 및 EGFR 유전자에서 획득된 항 EGFR 내성 돌연변이에 대한 분석 결과 52명의 환자 중 16명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이러한 발견을 바탕으로 RAS/RAF/ EGFR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갖고 있지 않는 환자는 항 EGFR 재도전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이 연구를 통해서 ddPCR 기반으로 액체생검을 사용하면 반복적인 조직생검을 하지 않고도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추가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표적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출하기 위해 ctDNA 및 조직생검에서 동시에 NGS 검사를 진행했다 [60]. 이 연구에서는 혈장 검사를 추가한 결과 조직만 검사했을 때보다 표적유전자 돌연변이가 검출된 환자 수가 거의 두 배로 증가하여 치료받을 수 있는 대상의 환자가 늘어났다.
이 외에도 ctDNA 분석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석 방법들이 있다 (표 5). 이들 중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은 여러 종양 특이적 유전자 변화를 보다 광범위하게 검출할 수 있는 잠재력 때문에 매력적이다. 하지만, 높은 분석 비용과 처리 시간으로 인해 현실적으로나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힘든 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가장 널리 연구된 분석법이 액적 디지털 중합효소 연쇄반응(ddPCR)이다. 하지만 이 기술도 알려진 돌연변이만 검출할 수 있는 제한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최근 6-channel로 한 번에 다수의 변이를 분석할 수 있는 ddPCR과 digital PCR 장비들이 출시되었고, 추가 연구들을 통해 ctDNA 검체 내에 다수의 변이를 빠른 시간에 분석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전장 유전체 NGS (WES)는 ctDNA에 대해 여전히 도전적이지만, 앰플리콘 기반 NGS는 특정 암 관련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여 미국 FDA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Oncomine DX). 한 연구에서는 진행성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ctDNA에서 드라이버 및 내성 돌연변이를 검출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해 ddPCR과 앰플리콘 기반 NGS를 비교했는데, 오시머티닙(osimertinib) 치료 후 재발 환자의 내성 메커니즘을 광범위하게 평가하는 데는 NGS가 유용하고, 치료 반응과 암 진행을 모니터링하는 데는 ddPCR 분석이 유용할 것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62].
이와 같이 NGS 검사와 ddPCR 검사가 뚜렷한 장단점을 갖고 있기에 최근에는 이 두 기술을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으며 관련하여 두 검사 기법을 비교한 연구들도 다수 발표되었다.
그들 중 올해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ddPCR기반의 ctDNA 분석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에서 NGS 기반의 분석에 비해 전체 돌연변이의 54%와 표적 가능한 돌연변이의 71%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175명 중 17명의 환자에서는 돌연변이가 ddPCR로만 확인되었다. 연구자는 ctDNA 분석에 있어서 ddPCR으로도 충분히 치료제 표적유전자 돌연변이 검출이 가능하며, NGS 전에 선행으로 ddPCR을 수행하거나 ddPCR 분석에서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만 NGS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63].
기존의 NGS 기반 MRD 검사 방법도 마찬가지다. NGS를 통해 전반적인 암 환자의 유전자 변이 정보를 알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수행하기에는 비용과 분석 기간에 제한이 있다. 이런 이유로 연구자들은 NGS를 통해 암 환자의 ctDNA에서 광범위한 정보를 얻고, 변이가 발견된 환자의 특이적 암 관련 변이들을 ddPCR을 이용해 치료 과정 중에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그림 9).
3. 결론
지금까지의 내용으로 보면, ctDNA 분석은 암의 치료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데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가장 선두로 연구가 진행된 암 종으로는 폐암, 유방암, 대장암이 있으며 최근에는 위식도 선암, 담도암, 및 췌장암을 포함한 상부 위장관암과 같은 다양한 암 종에서의 ctDNA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연구들을 통해 많은 동반진단 제품들도 개발되어 FDA의 승인을 받게 되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하며 개인적으로 놀라운 점은 그동안 연구되어 온 많은 ctDNA 분석에 ddPCR 기술이 활용되었지만, 실제로 FDA에 승인받은 제품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연구와 산업 분야의 발전의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많은 연구진들에게 인정받은 좋은 기술이 있었으나 실제 임상에서 쓰기 위해 허가받은 진단 제품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졌다 (표 6).
다행히 국내에서는 ddPCR 기반으로는 유일하게 Droplex EGFR Mutation Test v2 제품이 출시되어 있으며, 이 제품은 현재 비소세포폐암(NSCLC)의 조직과 액체생검(ctDNA)에서 EGFR 유전자 변이 검출이 가능한 동반진단 제품으로 올해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고 급여 검사가 가능하다. 또한 ctDNA 분석이 가능할 수 있는 ddPCR 기반의 KRAS, PIK3CA, ESR1 등 제품들도 식약처 허가를 받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그밖에 real-time PCR 기반으로 ctDNA 분석이 가능한 국내 허가를 받은 동반진단 제품으로는 Cobas EGFR v2와 PANAMutyper R EGFR V2이 있다. 국내에서 NGS 기반의 액체생검 분석을 연구용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로는 마크로젠과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 IMBdx 등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과 달리 국내는 NGS 기반의 제품들은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어 급여에 제한적이다.
앞으로 ctDNA 분석 분야에서 관심 있게 지켜볼 내용은 표준화이다.
정밀의료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수많은 임상 사이트의 여러 연구와 분석에서 일관된 데이터가 나와야 한다. 따라서 샘플 수집, 분석 방법에 대한 표준은 의료계 전반에 걸쳐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2018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미국병리학회(CAP)의 전문가 패널은 액체생검의 임상적 사용의 표준 부족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며 ctDNA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 당시 이들은 혈액의 ctDNA 분석만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증거가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종양 조직의 프로파일링 기반으로 ctDNA 검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의 미국은 ctDNA 분석을 활용한 암 진단 및 치료 모니터링을 의료계에 활용하기 위한 표준화 마련 및 정책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정책의 방향은 신약 개발에도 영향을 주고 있으며,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초기 단계의 고형암 약물 개발을 위한 ctDNA 사용에 관한 지침 초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64]. 물론 NGS와 같은 기술의 표준화가 어렵기 때문에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암 진단 및 치료 분야에서 ctDNA의 높은 활용 가능성을 이미 확인했기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2023년 9월 7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첫 번째 캔서엑스 서밋(Inaugural CancerX Member Summit)이 개최됐다. 캔서엑스(CancerX)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Cancer Moonshot) 수행을 위해 설립된 민관 협력체다. 캔서문샷의 임무는 향후 25년 동안 미국의 암 사망률을 절반 이상 줄여 최소 400만 명의 암 사망을 예방하고 암에 걸린 사람, 환자 및 그 가족의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다. 120여 개가 넘는 파트너들의 전문성을 활용해 암 예방, 진단, 연구, 치료 및 관리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표를 지원하는 캔서엑스에 국내 업체들도 함께하고 있으며, 이들 중에는 액체생검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 흥미로운 기사들을 발견했다.
첫 번째 기사의 제목은 “韓 바이오텍 ‘액체생검’ 기술, 미국보다 4년 뒤처져”였다 [65]. 내용은 제목과 동일하게 우리나라의 액체생검 기술력은 미국에 비해 3~4년은 뒤처져 있으며, 그와 관련된 연구 환경이나 산업의 발달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꼬집었다. 인터뷰 내용 중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액체생검 기술에는 크게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질환 원인 규명 기술과 바이오마커 기술이 세부 내용에 해당될 수 있다”며 ‘질환 원인 규명 기술은 미국과 기술 격차가 3년 정도 나고 바이오마커는 4년 정도 우리나라가 뒤쳐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해외 많은 국가들에서 이미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는 NGS기반의 액체생검 검사가 국내 식약처는 허가받지 못한 채, 비급여로 4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내며 미국에 샘플을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설명했다. 이러한 현실임에도 분석 기술을 갖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규제로 인해 허가받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66].
향후 글로벌 액체생검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 4000억 원에서 2027년 4조 8000억 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67]. 그만큼 관련 사업도 다양해질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임상 연구를 통해 암 진단 검체로서의 ctDNA의 많은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앞으로는 표준화 확립을 위한 국내외 관련 협회들, 정밀한 진단 제품 개발 및 생산하는 기업들, 그리고 시대에 맞춰 혁신적인 규제 변화를 고려해야 하는 정부가 노력하여 액체생검(ctDNA) 기반의 암 분자진단 분야가 실제 임상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4. 참고문헌
==>첨부파일(PDF) 참조
출처 : 홍성혜(2023). 암 치료 반응 모니터링을 위한 ctDNA 연구 동향. BRIC View . Available from https://www.ibric.org/bric/trend/bio-report.do?mode=view&articleNo=9873132 (Dec 08, 2023)
https://www.ibric.org/bric/trend/bio-report.do?mode=view&articleNo=9873132&srCategoryId=100&article.offset=0&articleLimit=10#a